'최소 수령 347년 이상' 세종리 은행나무 한쌍, 천연기념물 지정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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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슬빈 기자 = 예로부터 '나라에 재난이나 경사스러운 일이 있을 때 울었다'고 전해지는 세종시에 자리한 은행나무 암수 한 쌍이 천연기념물이 된다.
3일 문화재청은 세종특별자치시 기념물이자 자연유산인 '연기 세종리 은행나무'를 '세종 세종리 은행나무'라는 명칭으로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했다.
세종 연기면 세종리 일원엔 고려말 충신이자 무신인 임난수(1342~1407)의 사당(세종시 향토문화유산 숭모각)과 그 앞에 자리한 암수 한 쌍의 은행나무가 있다. 세종리 은행나무는 암수 2그루가 사당 앞에 나란히 자라, 단목으로 지정한 은행나무와 차이가 있다. 현재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은행나무는 24건(25그루)으로, 2그루를 지정한 천연기념물로는 당진 면천 은행나무 1건이 있다.
동쪽의 수나무는 높이 20m 근원 둘레 6.9m 수관폭은 동~서 20.3m, 남~북 20.9m이며, 서쪽의 암나무는 높이 19m 근원 둘레 5.4m 수관폭은 동~서 13.5m, '남~북' 14.3m에 달한다.
수나무는 수관이 용틀임 모양으로 방사형으로 넓게 퍼져 있고, 암나무는 수직형으로 생장하고 있어 암수가 전월산 자락의 숭모각과 조화를 이루는 경관을 형성하고 있다.
임난수 가문에 전하는 '부안 임씨세보' 목판도(1674년)의 '부조사우도'에 사당의 전면에 상당한 규모의 은행나무 한 쌍과 행정에 대한 기록과 은행나무 그림이 전해져 세종리 은행나무의 수령이 최소 347년 이상임을 추정할 수 있다.
이 은행나무와 관련된 내용은 여러 사료에도 등장하는데, 충청도 공주목(1859)의 '부조사우'에는 고려 충신 임난수의 사우(사당)가 삼기면에 있고 그곳에 행단이 존재했음을 밝히고 있다.
1934년 발간된 '연기지'에는 500여 년 전 임난수가 은행나무 2그루를 심었다는 기록과 더불어 세종이 이곳에 부조묘를 건립하도록 명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부안임씨세보 부조사우도(1674)
또한 부안임씨 후손들이 전하는 말에 의하면 예로부터 나라에 전쟁을 비롯한 재난이나 경사스러운 일이 있을 때 나무가 울었다고 하며 매년 정월대보름에 집안이 모여 은행나무 목신제를 지내왔다.
문화재청은 "세종리 은행나무는 후손들과 마을 주민들과 오랜 세월 함께 살아오며 역사의 산물로서 큰 의미가 있다"며 "조선 시대 전통재식법을 보여주는 문화적 가치도 함께 지닌 자연유산"이라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세종 세종리 은행나무'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나영균 기자 siss477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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